Essay ·

내가 바라보는 미래의 한 줄기

A Thread of the Future I See

미래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에게 미래는 간절히 원하지만 무언가 막연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미래도 결국은 언젠가의 현재이고, 현재는 우리에게 무릇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편이다. 또한, 우리는 미래를 생각할 때, 종국에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하는 상황을 떠올린다. 그럼에도 종종 미래는 여전히 막연하며, 그 미래를 향한 기대치가 크면 클수록 현재의 나와 미래 사이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이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결국, 미래를 현실로 실현하기 위한 핵심은 어떻게 미래를 현실의 나와 긴밀하고 촘촘하게 연결하느냐에 달려있다. 마치 우리가 경제학에서 Present Value를 계산할 때 미래가치에 할인율을 거듭제곱해 곱하여 현재 시점으로 산정한 가치를 만들어주는 것처럼, 우리는 아무리 거대하고 위대한 미래더라도 이를 현재의 나와 촘촘하게 연결시킬 수만 있다면 그 미래는 더 이상 막연한 것이 아니라, 진정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현실로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감각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기나긴 과정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원동력이 되어줄 뿐 아니라, 촘촘한 연결 그 자체는 현재와 미래를 잇는 구체적인 계획이 되어 자연스레 우리를 그 미래로 인도할 것이다.

나의 미래는 어쩌면 명확하다. 사람들 각각이 자신의 기준으로 행복하고 효능감을 느끼며 살 수 있도록 도우며, 그 과정을 비즈니스로 구현하고 실현하여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 또한, 꿈을 이뤄가는 그 과정에서 나만의 강점을 활용하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핵심 위주로 간략히 서술한 나의 미래이다.
미래에 대한 이러한 묘사는 아직 막연하며, 구체적이지 않은 점이 많음을 나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구체화하고, 현재의 나와 연결시키는지 적어보겠다.

그 전에 앞서, 한 가지 질문을 해보자. 도미노를 차례로 세워 어느 정도 크기의 도미노까지 쓰러뜨릴 수 있을까? 사실, 이 질문은 첫 번째 도미노의 크기와 세우는 도미노의 개수에 의존하는 문제로 치환 가능하다. 도미노는 자신의 크기의 1.5배에 달하는 도미노를 쓰러뜨릴 수 있다고 한다. 기본적인 직사각형 모양의 닮은꼴 도미노를 생각해본다면, 첫 도미노의 크기가 5일 때, 그다음은 7.5, 그다음은 11.25, … 그렇다. 이대로라면 서른한 번째만 가도 에베레스트산보다 높은 도미노가 넘어간다. 그러나, 크기 5의 도미노가 바로 에베레스트산보다 높은 도미노를 넘어뜨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단계적 계획이 중요하다. 즉, 현실적으로 내가 지금 가진 도미노로 넘어뜨릴 수 있는 가장 큰 도미노를 정의하고 목표하는 것이다.


(1) 따라서 나는 현재 군대에 와 있다. 내가 나중에도 매 단계마다 계속해서 해당 시점의 도미노의 1.5배에 달하는 도미노를 넘어뜨리기 위해서는, 넘어뜨릴 수 있는 도미노의 상방을 뚫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군대만큼 내가 훗날 쓰러뜨리고자 하는 중장기적인 도미노를 고르기 좋은 곳이 없음을 느낀다.

나는 재학 중에 수학과를 전공하고, 산업경영공학과 기업가정신을 부전공하기 위한 모든 수업을 이수하였으며, 그 누구보다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하며 10학기를 보낸 후에 군에 입대했다. 누군가는 늦었다고 말하는 시기였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훨씬 가치 있게 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오히려 이 시기에 군대에 온 것에 감사하고 다행이라 생각한다. 지난 5년 동안 나는 수많은 인풋(input)을 쌓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에 집중했다. 쉬지 않고 무언가를 벌이고 추가하고 확장하는 시기였기에, 인풋을 갈무리할 시간이 항상 부족했다. 그런 나에게 군대에서의 시기는 국방의 의무를 완수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지금까지의 수많은 인풋을 갈무리하고, 나의 것으로 온전히 내재화할 수 있는 시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2026년은 누가 뭐래도 대AI 시대이다. OpenAI, Anthropic, Google 등 굴지의 스타트업, 대기업들이 저마다의 AI 모델을 내놓고 있으며, 그 발전 속도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지난 산업혁명을 거칠 때마다 인류의 가능성이 한 차원씩 진보한 것처럼, 이번 AI 혁명은 지금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생산성을 인류에게 가져다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생산성의 극단적인 향상은 공대에 재학 중인 내가 미래에 가꿔나갈 직업적 정체성의 결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군대에서 확보한 개인정비시간에는 새롭게 업데이트된 AI를 직접 사용해보며 그 미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대체 불가능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나에게, AI가 어디까지 가능하고 무엇이 아직 부족한지, 그리고 미래에도 한계가 존재할 여지가 있는 측면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나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AI의 답변이 정교한 평균 생성기에 불과(하다는 표현은 너무 오만하지만)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커리어 설계 문제와 더불어, 개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수많은 질의응답을 하며 더욱 확신했다. AI는 개인화된 답변(추천)에 관해서는 내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결국, 최근에 계속해서 화제가 되는 AI의 코딩 능력과 영상 제작 능력, 사실에 근거한 답변 능력은 결국 분명한 답이 있는 문제에 대한 정답 생성이 핵심이다. 심지어 영상 제작 또한, 전문가 수준의 정교화된 프롬프트가 없다면 그마저도 대형 모델이 판단한 평균적이고 비슷한 특징을 가진 영상을 뱉어낼 뿐이다. 어쩌면 이러한 대규모 AI 모델의 특성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보를 나름의 방식으로 잘 종합하여 학습된 AI가 갖는 필연적인 특징일지도 모른다.

나는 2025년, Chartmetric에서 데이터 분석 인턴으로 일을 하며 추천 시스템과 관련된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일을 하며 느낀 점은, 첫째, 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으며, 둘째, 그럼에도 나는 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 것을 진심으로 즐긴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정답이 없는 (추천과 같은) 문제를 푸는 것이 나의 차별성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또한, 내가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자부하며,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진로 선택에 관한 문제가 내가 앞으로 가져갈 인생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는데, 이는 진로 선택이라는 문제가 단순히 내 관심사임을 넘어 정해진 답이 없는 초개인화된 문제라는 점에서도 AI의 한계가 존재하는 (즉, 나만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나는 군대에서의 오랜 고민의 결과로, 현재 포스텍 대학원 석사 진학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람들은 종종 (아니, 사실 꽤나 자주) 이렇게 이야기한다. “요즘은 AI 때문에 대학원이 별로 의미가 없어.”, “그래도 대학원 갈 거면 박사까지는 해야지.”, “군대까지 갔다 왔는데 그래도 대학원 가기에는 아쉽지 않아?”, “포항에 얼마나 더 있으려고?” 등등… 나도 지난날에는 이러한 남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휘청거리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압도적으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향해 기어들어간 수많은 시간들이 있었기에 자부한다.) 그렇기에 남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은 높은 확률로 의미가 하등 없다. 대신, 나만의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실행하면 그만이다. 내가 추구하는 대체 불가능성의 가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한 큰 그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포스텍 대학원 석사는 나에게 있어 최고의 선택이었다.


(2) 위와 같이 군 복무를 하며, 앞으로 세울 도미노의 상방을 뚫고, 중장기적으로 쓰러뜨릴 도미노를 골랐다면, 가까운 미래에 내가 쓰러뜨리고자 하는 바로 다음 도미노가 무엇인지가 궁금할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을 하기에 앞서, 나는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선택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인턴, 연구참여 등과 같이 경험의 형태와 관련된 차원이다. 서로 다른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가령, 내가 창업에 맞는 사람인지, 취업에 맞는 사람인지, 혹은 연구에 맞는 사람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식의 도메인과 관련된 차원이다. 인공지능, 뇌과학, 로보틱스 등 다양한 도메인을 알아보며 가슴이 뛰는 분야를 찾고 그 분야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군대의 특성상, 경험의 형태와 관련된 첫 번째 차원에서는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제한된다. 대신, 지식의 도메인과 관련된 탐색 및 심화를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현재 군대에서의 시기를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확장하고, 심화하여 배우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내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개인화된 커리어 추천은 결국 추천 시스템(Recommender System)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추천 시스템은 강화학습(RL), 밴딧(Bandits) 알고리즘, IML(Interactive Machine Learning)과 필연적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나는 현재 개인정비시간 등을 활용해 강화학습을 공부하고 있다.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교수님께 면담 요청을 드려 현재의 내 상황에서 참고하면 좋을 만한 자료를 전달받았다. 명확한 목적의식과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니, 내용이 어려워도 틈틈이 공부하는 매 순간이 흥미롭고 즐겁다. 또한, 나의 학부 배경인 수학이 강화학습을 엄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리고 대략 군 생활의 50%에 다다른 시점에서, 이어지는 나의 목표 중 하나는 강화학습에 대한 공부를 바탕으로, 전역 후 시작될 연구참여 및 대학원 생활의 단단한 밑바탕을 쌓는 것이다.


사람들 각각이 자신의 기준으로 행복하고 효능감을 느끼며 살 수 있도록 도우며, 그 과정을 비즈니스로 구현하고 실현하여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 또한, 꿈을 이뤄가는 그 과정에서 나만의 강점을 활용하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은 참 막연하고 어렴풋하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교수님께 면담 요청을 드려 현재의 내 상황에서 참고하면 좋을 만한 학습 자료를 전달받고, 군 생활 동안 이를 공부하여 대학원 진학의 밑거름을 쌓는 것은 훨씬 명확하고 실천적이다. 그리고 여기서의 중요한 점은 이 둘이 여러 중간 다리를 거쳐 명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비록, 내가 나의 미래를 설계하는 큰 그림의 모든 것을 작성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뿐더러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오히려 처음부터 다 알려주면 재미없지 않은가.) 이 긴 글을 여기까지 읽은 당신이라면 분명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그러한 당신과 함께 성공하고 싶다. 여기서의 성공은 개인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한 삶을 의미하며, 사회적인 성공은 부수적인 것이다. 나에 대해 더 궁금하거나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맘 편히 연락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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