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

여행

Journey

방금 자기 전에 잠깐 들렀던 쇼츠에서 생각지 못한 감명을 받아 이 순간을 기록하고자 노트북을 켰다.

“인턴”이라는, 내가 오래전에 아주 인상적으로 봤었던 영화를 다룬 쇼츠의 한 댓글이었다. 댓글의 주제는 “여행”이었다.

대다수 사람들은 진정한 여행이 뭔줄 모르고 휴가로 일상에서 떠난다. 다녀온 후엔 “좋았어!“라고 자신을 위로한다. 진정한 여행은 매일같이 이뤄지는 일상임을 깨닫기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오늘 아침 당신이 잠에서 깨어날 이유가 출근이라면, 바로 그게 여행의 시작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수도, 더 좋은 일도 없다. 그러다 휴무일에 아내와 골프를 하고, 그 다음 휴무날엔 좋은 영화를 관람하고 함께 외식을 한다면 당신은 분명 최상의 여행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 Youtube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댓글

영화의 주인공인 벤은 한 인쇄회사의 회장이었고,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한 상태였다. 시간이 지나 아내와 사별한 후 깊은 고독감에 시달린 그는 3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공허함을 채우고자 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그를 반기는 이는 없었고, 그는 더 큰 외로움을 마주할 뿐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시니어 인턴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한 스타트업의 인턴이 되었는데, 나이 70세 시니어 인턴의 일상 속 여러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가 바로 “인턴”이다.

아마 위 댓글은 벤이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집을 나섰던 여행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았다. 그리고, 아마 벤 또한 비로소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위 댓글이 말하는 바를 사무치게 깨달았을 것이다. (물론 영화상의 등장인물이지만.)

그런데 나는 70대도 아니고, 아직 인생의 청춘을 많이 남겨둔 입장이지만, 위 댓글이 너무나도 공감이 되었다.

왜 그랬을까.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니, 사실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 없이 이유를 알고 있었다.

나는 오늘 내가 숨 쉬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하다. 삶의 소중함을 설명하는 다양한 관점이 있겠지만, 나는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유를 찾는다.

그 무엇도 영원한 건 없듯이, 사람 또한 그러하다. 서로 의지하고 믿어주는 좋은 친구들부터, 나아가 내 가족들까지. 각자의 상황과 환경이 달라져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그 외에도 누군가와 헤어짐을 고해야만 하는 이유는 참 다양하다.

나는 그래서 이 사람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참 소중하다.

이 관계가 (말 그대로) 언젠가는 끝날 수 있음을 알기에, 끝이 있는 시간임을 알기 때문에 말이다.

갑자기 생각난 비슷한 주제의 인스타 게시물이 하나 있다. 화를 내지 않는 연인에 대한 인스타툰이었던 것 같다. (우연히 피드에 떴다.)

화를 잘 내지 않는 연인에게 “왜 너는 화를 잘 안 내?“라고 물었다.

그 답변이 참 인상적이었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의 시간에 끝이 있음을 알기에, 이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해서 그래.”

이런 느낌의 대답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들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그래서 나는 화를 잘 내지 않는 편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생각난 것들을 적느라 두서가 없지만, 꼭 남겨두고 싶었다.

나는 나름 하루하루의 행복을 꽤 온전하게 느끼면서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요즘 일상이 조금 바빠졌다고 주말만을 바라보며 지금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언제부터 이렇게 Typical한 직장인이 됐지…’ 하고 생각했다.

다시 인턴 첫 주차의 나로 돌아가자.

그리고 나아가,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내 사람들을 사랑하며 매일을 보내자.

힘이 들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참 많다. 근데 인생이 뭐, 그런 게 디폴트 아닐까 싶다.

코너 닐(Conor Neill)이 강연에서 한 이야기 중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 공유하며 마친다.

If you feel inside yourself a surge in emotion, I want you to practice using the word

intersting.

— 코너 닐(Conor Ne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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